HCI 분야에 관심 있다고 하니 읽어보라고 추천받은 글이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1945년 7월에 쓰인 상당히 오래전에 쓰인 글인데 지식들, 정보 등등이 미래에 어떻게 기록되고 활용될지 상당히 상세하고 현대의 모습과 유사하게 예측한 글이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라고 번역된 제목도 있는것 같아요
원문은 The Atlantic서 보실 수 있어요.
Memex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현시대의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초기 버전의 장치라는 생각을 했어요. Memex는 개인마다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개인적인 저장 장치 같은 느낌이에요. 이 장치에 책, 녹음기록, 통신 기록 등등 개인의 정보를 저장해 빠르게 찾아볼 수 있어요. 현재의 컴퓨터나 휴대전화와 비슷한 느낌이라 1945년에 발행된 글에 이런 미래의 모습이 거의 유사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요즘 컴퓨터처럼 다양한 문서들이나 책, 사진, 등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을 저장한다는 개념도 나오고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창처럼 띄운다는 개념도 나와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용자가 유사성이 있는 파일들을 링크로 연결할 수 있는 점이에요. 사실 이 부분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사람의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으로 파일들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나 하는 생각을 했으나 그보다는 associative indexing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이 수동으로 연결해 주어야 하나 한번 연결해 준다면 자동으로 연결된 파일들이 따라오는 것이에요. 조금 찾아보니 하이퍼링크와 유사한 기능을 이야기한 것 같아요.
그리고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사람의 기억 체계 human mind가 작동하는 방식은 indexing과 다른 방식을 작동한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이에요. 사람의 기억은 어떤 기준에 따라 인덱싱되어 기억되는 게 아니라 연관성에 따라 작동한다고 해요. 기억은 서로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고 그 그물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기억들은 조금씩 끊어지기 때문에 기억들은 영원하지 않다고 해요. 또한 파일 간 연결 방식을 유사점을 기준으로 선택한다는 개념도 단순 인덱싱과 대비하는 개념으로 사용했어요.
현재도 가장 흔하게 쓰는 파일 정리 기법이 단순 인덱싱인데 유사성에 의한 정리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오래전에 생성된 파일들과 최근에 생성한 파일의 연관성이 있어 알려주는 시스템을 통해서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기록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사람이 수동으로 연결해 준다면 이렇게 만들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자동으로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사람은 광대한 배경지식과 경험, 그리고 직관으로 각종 요소가 연결되어있다는 점을 알지만 그런 경험과 역사를 기계에 입력시켜 줄 수 없다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다시 들었어요.
사람이 기계와 지식을 주고받는 방법은 직접 입력해 주거나, 음성으로 말하거나 듣거나,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는 간접적인 방법들만 있다고 하면서 기계와 좀 더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이 나올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이거는 뉴럴링크가 지금 하는 것 같아요. 이미 뇌와 신경이 전기 신호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은 이 시대에는 알고 있는 지식이었던 것 같고, 기계 역시 이런 전기신호로 상호작용을 하는 미래를 그리는데, 그렇게 된다면 스스로와 기계에 대한 구별이 점점 더 희미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뇌에서 흐르는 전기신호를 기계가 대부분 분석할 수 있어 무의식적인 부분까지 기록하고 복제해 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니면 기계에서 직접적으로 신호를 줄 수 있다면 사람은 스스로 생각해 떠올린 건지 아니면 기계가 특정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만든 것인지 구별해낼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재도 다양하게 사람의 무의식에 영향을 끼치고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테크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내고 있다는 생각 역시 들어요. 그냥 그 방법이 좀 더 직접적으로 변한 것 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이미 Cambridge Analytica와 관련해서 다양한 논란이 있었고 SNS 마케팅도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로 진행하기도 하잖아요.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타고난 기질과 성격을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뇌파를 직접적으로 기계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역시 구독제로 나오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 의지력의 한계, 충동적인 성향 조절 등등을 할 수 있다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수요는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사람의 기본적인 본성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뛰어넘는 더 직접적인 방법이 나오는 것뿐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써봤어요. 앞으로 HCI 분야의 역사를 좀 따라가 보고자 해서 읽을거리가 3개 더 남았는데 다른 것들도 읽고 생각 좀 남겨보겠습니다. 혹시 원문을 직접 읽어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나눠주세요! 😆